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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경험이 곧 교육콘텐츠가 되다 – <할머니 무릎학교> 이야기 보따리 선생님을 아시나요 –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16.03.24
    • 조회수1,202


  • 삶의 경험이 곧 교육콘텐츠가 되다

     – <할머니 무릎학교> 이야기 보따리 선생님을 아시나요 –

     


     

    이정숙 (본지 객원기자 / 광주대 평생교육학 박사과정)

     


     

    평생학습의 중심은 공교육 과정의 학교가 아닌 삶의 경험학교이다.  가정의 밥상머리교육에서부터 시작된 삶의 교육은 시간·공간·세대를 넘나들며 축적된 삶의 경험들이 중요한 학습자원이 된다. 이를 나누고 공유하는 다양한 삶의 경험학교인 배움터들이 평생학습의 현장이 되어 평생학습이 전하는 잔잔한 파동과 물결들을 피부로, 또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테면 사람배움터, 마을배움터, 노인배움터 등으로 삶 속에서 지혜와 경험들을 나누는 배움터들이다. 이 배움터들은 전 생애에 걸친 삶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배움의 과정을 설계하고,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 그 속의 사람들과 함께 풀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개인학습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동체 형성에 있어 씨앗이 되고 평생학습을 싹 틔우고 있다. 

     

    광주광역시 북구문화의집은 2015년 평생학습도시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할머니무릎학교>를 운영하여 삶의 비전을 찾아 학습하고 가르치는 인생배움터를 이끈바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지난해 졸업을 하고 해가 지났음에도 학생들이 여전히 매주 수요일이면 북구문화의집 문을 열고 들어선다. 무슨 일 일까?

     

    북구문화의집 <할머니무릎학교>는 50~60대 여성 3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할머니이야기선생님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할머니무릎학교 학생들은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들, 삶에서 잊지 못할 친구, 애지중지 보물 같은 내 삶의 물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 등 삶의 여정에서 굵고 짙은 흔적들에 대한 경험을 통해 남은 삶의 지혜들을 찾는 시간을 보냈다. 생애주기별 주제와 상황에 따라 입으로, 몸으로, 눈빛으로 때론 글을 통해 그들의 삶의 경험들을 풀어 놓는 시간을 갖으며 꽁꽁 묶어두었던 응어리졌던 마음의 한(恨)과 짐을 서로 나누고 덜어냈다. 또, 그 속에서 찾아낸 삶의 지혜들을 학습자원으로 삼아 후대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콘텐츠를 만들어 갔다. 

     

    사진2

     

    할머니 학생들의 이야기는 4가지 주제 “나는 기다립니다” “고민해결사 Dr. 척척” “옹기종기 우리노리” “할머니이야기보따리”로 구성하여 유아, 초등학생, 마을 주민 등 다양한 대상에게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였다. 또, 여자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다양한 역할 속에서 오는 삶의 애환을 그림자극 “딸아 딸아 내 딸아~” 로 엮어 세상의 모든 딸에게 들려주고자 하였다. 이렇게 마련된 할머니들의 삶의 이야기들은 지난해 지역문화기관, 작은 도서관,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마을축제현장 등을 찾아 전하였다.

     

    크기변환_2015. 11. 21. 할머니이야기보따리

    ▲ 2015. 11. 21. 할머니이야기보따리 활동 / 북구 건국동 마을축제

     

    할머니이야기선생님으로서의 첫 수업을 위한 준비과정에서부터 수업진행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어렵게 띈 첫발자국이 동력과 에너지원이 되어 삶의 보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할머니이야기보따리” 팀의 수업후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엿 볼 수 있었다.  

     

    강의에 필요한 옛날 생활 도구를 모으는 과정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는 친정 헛간을 뒤지고, 하루는 친척집 창고를 뒤지면서 흙먼지 속에 버려졌던 사기요강, 양은도시락, 사기그릇, 체, 광주리 등을 발견할 때의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마음이 있으면 눈에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모아진 자료를 가지고 첫 번째 강의를 하던 날, 다리미질을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옷감을 잡고 할 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 호기심어린 질문, 도구를 만지면서 느껴보는 진지함 등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관심을 보였다. 짐 보따리를 자동차에 싣고 동료회원들과 움직여야했던 어려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이들을 보는 내 가슴은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해볼 만한 일이다. 열심히 해보자.”
    이리하여 회원들의 도움과 자료들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기를 한 달 쯤 하자 140여점의 실물자료가 모여졌고, 120여장의 옛날 사진들이 모여졌다. 
    <할머니이야기보따리, 유길순(62세)>


    특히 “할머니이야기보따리”는 유독 인기가 남달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달 유치부 대상,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을 바쁘게 만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졸업식 이후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할머니이야기선생님의 열정이 큰 몫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업이후에도 지속적인 학습지원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연계를 통한 활동처 발굴지원을 아끼지 않은 북구문화의집 역시 든든한 학습 파트너가 되어 지원군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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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3. 10. 할머니이야기보따리 활동 / 광주북구 문화동 시화문화관

     

    매주 수요일 할머니무릎학교 졸업생들은 이야기선생님으로서 자부심과 꿈을 갖고 북구문화의집을 찾는다. 여전히 동아리활동을 이어가며 이야기선생님으로서 역량을 한층 더 키워 삶의 연장자로서 삶의 지혜를 전하는 멋진 선생(先生)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크기변환_할머니 무릎

    ▲ 2016. 3. 동아리 활동 / 북구문화의집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아이들의 교육을 조부모의 무릎에서부터 시작했다는 전통을 통해서 볼 수 있듯 세대를 걸쳐 이뤄지는 이런 격대교육이 앞선 세대의 풍부한 지혜와 경험을 대물림해준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교육법으로 알려져 있다.


    <할머니무릎학교>는 참여자 개인의 평생학습 차원을 넘어 살아온 날들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다음세대에 전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여 단절된 세대간, 이웃 간의 소통을 이뤄내는 삶의 경험학교로서 인생배움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격대교육의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는 실천가로서 노년기의 새로운 삶의 보람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상호간 배움의 선순환구조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평생학습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참고자료 
    역사채널 e : 최고의 교육 中
    광주북구 북구문화의집 평생학습도시특성화사업<할머니무릎학교 “할머니이야기선생님 양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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