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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문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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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바우 시장이라는 또 다른 생활문화센터_엽서찍는 2479_from 말바우시장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18.02.07
    • 조회수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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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엽서찍는 2479_from 말바우시장' "4'32"


    https://youtu.be/tlLYI6EB5lw




    "이십사칠십구가 뭐시여?"

     

    마차에 달린 깃발을 본 시장 상인 아주머니가 묻는다.


    "말바우(시장장날이요."

     

    상인 아주머니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10, 11월 말바우 시장에서는 조금 생경한 짓(?)이 벌어졌다한 청년과 그의 무리들우체통과 카메라가 달린 마차시장 한복판의 전시이것들은 안 그래도 역동적인 시장을 적나라하게 펼쳐놓기도어딘가 투박한 시장을 차분하게 담아놓기도 하였다문화 활동문화 시설수혜자기획자가 무엇인지어디까지인지누구인지 애매했다결국 말바우시장이 판의 중심이었고이곳의 사람들이 문화의 정수였다.


     

    20180131_110237.jpg

    프로젝트 초기, 메인 로고와 구상 노트 일부



     

    그냥 오래 된 것 ≠ 그냥 멋진 것

     


    실용성 + 대체 불가능성 - 귀찮음 = (가심비)좋은 것

    가심비  

    가성비(價性比)라는 단어가 등장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가심비(價心比)가 떴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이라는 추론을 해볼 수 있다즉 마음의 만족도를 말하는 것이다가성비는 가격이 싼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러나 가심비는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마음이 만족하는 정도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브라보마이라이프_강신영 기자


    오래 되었으니 무언가 있어 보이고오래 남아있으니 무조건 가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혹은 아날로그는 그냥 감성적이라는 되도 않는 감성팔이도 아니다철저히 실용성과 대체 불가능성을 바탕에 깔고 귀찮은 것을 없애면서 편리함을 더한 프로젝트이다단지 이 프로젝트라는 장치를 적절한 환경에 돌린다이것이 엽서찍는 2479 프로젝트이다. 

     


    생경함’ → 감성의 촉매 → 전달력증대 → 공감


    말바우 시장 곳곳에서 인물들의 사진을 찍는다이렇게 찍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바로 엽서의 형태로 출력된다. 자기 모습이 담긴 엽서에 누구한테든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도장을 찍는다. 끝으로 그곳에 있는 우체통에 넣는다. 이 모든 과정을 이동하는 마차에서 어떤 사람이 다 해준다이 마차는 장날마다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돈다어쩌면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이러한 생경함은 불편함이 아닌 신선함, 그 다음 감성적으로 다가온다문화의 꺼리들이 응집되어 있으면서도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는 시장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 해 봄날 나는 보았다생이 열리고생활이 아름답게 꿈틀대고사람이 한 곳으로 걸어가는 꿈의 영토그날 아버지의 발은 우시장을 향했고손은 소의 고삐로 연결된 줄과 어린 자식의 손을 잡고 있었다잊을 수 없다생전 본 적 없는 물건들이 좌판에 즐비하고 사람은 시루 속의 콩처럼 가득했다엿장수의 가위 장단은 모두에게 낯설지 않은 음악이었다흥정이 거듭하고 대낮부터 막걸리 사발에 취한 얼굴들이 길을 걸었다시골 5일장은 그렇게 사람과 세상을 엮으며 열려 있었다생각 건데그날 내가 대면한 것은 처음 보는 문화였다사람이 생활로 교류하는 문화그 꿈의 영토가 시장이다. 

    광주드림_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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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돌며 이상한 짓(?)하는 손수레 사진 우체국마차





    숨겨진 욕구를 여운으로 파생시키는 '프로젝트'라는 장치



    밖으로 표출되는 욕구와 안에서 잠재되어 있는 욕구

     

    프로젝트에 앞서 이들을 관찰한 결과는 필요 없음이였다표현부터 시작해이들의 사투리와 날것의 언어들은 그 자체로 문화의 정수였으며 거나한 술자리가 벌어지는 평상각자의 고무다라이 텃밭들은 문화 공간 그 자체였다거기에 시장 방송소식지이들만의 라포는 문화 꺼리들을 꽤나 자생적으로 순환시키는 매개체였다.

     

    이들과 직접 이야기 해본 결과는 행사였다노래자랑이나 초대가수 아니면 둘 다.

     

    결국 엽서찍는 2479는 철수하는 것이 아닌노래자랑이나 비싼 가수를 부르는 이벤트가 아닌 이들의 잠재되어 있는 욕구를 찔러서 여운과 같은 가치를 만들려 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재조명하는 프로젝트

     

    우리는 자연스럽게 혹은 무조건적으로 편의와 신속성을 추구한다이러한 추세에 있어아날로그는 기본적으로 불편과 더딤으로 치부되거나 단순히 감성팔이의 수단으로 전락했다이렇게 아날로그만의 애틋함과 특별함이라는 가치가 힘을 잃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치는 편의와 신속성과는 다른 차원의 가치이기에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힘들다메신저나 카카오톡과 같은 단순 의사전달 수단은 편리하고 신속하지만 그 한계가 분명하다꾹꾹 눌러 담는 편지와 각자의 글씨체는 핸드폰 액정의 화소가 담지 못하는 온도가 있다인간이기에 전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전달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의사를 전달하고 싶고 이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처리하려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말그대로 과정이 생략된다. 그리고 생략되는 과정에서 함께 사라지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만다. 불편하고 더딘 과정에서 '불편'과 '더딘'을 빼고 과정만이 발현할 수 있는 가치만 남긴다. 이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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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상인과 시장 방문객이 꾹꾹 눌러담은 손편지


    한 달에 12뒤 자리수가 2, 4, 7, 9일인 날이면 장터엔 많은 분들이 모입니다옥과담양 등 주변 시골에서 오는 버스는 만원이 되고맛스런 향기가 가득한 시장엔 상인과 손님들의 흥정이 숱하게 보입니다그저 흘려보내던 시장의 모습화장실을 다녀오면 흔하게 지나쳤던 순간은 하나하나 장면이 되어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상인들의 편지는 온기가 되어 제 마음을 데워 주었습니다메모리 장치 속 사진들메신저에 갇혀버린 우리의 대화가 이토록 따뜻할 수 있었습니다아날로그 사진과 손편지에 묻어있는 그들의 체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년기획단_김영대




    기획 혹은 기획하는 사람의 힘



    천착

     

    68cm(가로) X 33cm(세로) X 70cm(높이). 손수레 사진 우체국 마차의 크기이다일반 차량 트렁크는 물론 경차(레이뒷 자석 발판에도 들어간다카메라조명노트북포토프린터인화지엽서킷트우표통펜통 등 운용할 때 필요한 모든 기자재가 마차 안에 수납된다충전 후 5시간 정도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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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차(레이)에 쏙 들어가는 컴펙트한 마차(접었을 때의 모습)


    누구나 쉽게 운용할 수 있고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접었다 폈다끼웠다 뺏다 하며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마차를 어디서 구입할 길은 없다. 작가를 섭외해 도면부터 시작해서 망치와 드릴로 두드려가며 직접 만들었다. 대단한 목공기술이나 값 비싼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분명 꽤나 꼼꼼한 품이 들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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