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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문화의집

공지사항

  • 북구문화의집 소개 광주드림기사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07.11.22
    • 조회수2,872
  • 제 삶으로 모두가 주인 되는 문화
    정상철 dreams@gjdream.com btn_editor_icon.gif
    기사 게재일 :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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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구문화의 집 앞길에서 `오월소풍버스’.

     이태 전쯤 그 곳이 만드는 어떤 전시를 본 적이 있다. 말바우시장 국밥집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숨결이 사는 파격이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게 있다. 국밥집 주인들의 얼굴이다.

     늘상 전시를 여는 화가들이 전시공간의 열린 구조에 들떠 있을 때 국밥을 마는 주인들은 제 생활의 공간이 가져온 문화에 눈을 떴다. 뭔지 모르지만 느낄 수 있는 힘, 국밥집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 순대를 썰며 흘러나오는 웃음. 그때 알았다. 모든 문화는 일상에서 피는 것이고 그 온기는 인간의 체온과 같다.

     북구 문화의 집, 1997년에 만들어졌으니 올해로 10년을 넘겼다. 그 세월 동안 광주에서 소통됐던 낮은 자리의 문화 물길도 조금 달라졌다. 무수히 많은 문화행사들을 기획했고, 그때마다 호평을 받았다. 그들의 행사에서 `이쯤 되면 낸 세금이 아깝지 않겠다’는 말이 예사로 흘렀으니 행위를 하는 자, 보는 자, 지나가는 자 모두 즐거운 판이었다.

     다른 것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화는 특정한 누구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문화의 생산자가 되고 판의 중심이 되는 것, 그 순간 만들어지는 신명. 북구 문화의 집이 10년의 세월 동안 광주에 심은 꿈의 씨앗이다.

     

     시설은 가라, 생각의 문화

     커다란 공간이 아니다. 그러나 크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곳에서 펼쳐지는 문화는 복합이다. 어느 날은 전시회를 열고, 어떤 날은 공연을 한다. 거창한 게 아니라도 좋다. 유아사랑방이 언제나 열려있고, 빈 공간 한 켠에서는 아무나 눌러앉아 모임을 한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들여다보면서 함께 섞인다.

     시설은 중요하지 않다. 생각의 흐름이 문화의 모양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찾아가는 문화’다. 시장이나 골목, 아파트나 공원에서 판을 벌인다. 누가? 그 공간에서 매일 살아가는 사람들이 중심에 선다. 공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펼쳐지는 문화의 주인이 된다. 북구 문화의 집은 소소한 일상을 판으로 끌어와 즐거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내는 묘한 재주를 지녔다. 모두 사람의 힘이다.

     일테면 이런 식이다. 열 명의 어린이가 골목탐험을 떠난다. 돌며 마을의 지도를 그린다. 동네 아줌마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마을의 이야기가 있고, 그렇게 쓴 글이 있으며 누군가 찍은 사진이 있다. `골목길 이야기 프로젝트’다. 그렇게 해서 참여한 사람 모두의 생각과 땀이 담긴 책도 묶는다. 《아홉골, 따뜻한 담벼락》이다. 문화의 주인은 모두가 된다.

     북구문화의 집 전고필 상임위원은 “고민의 맨 앞자리는 항상 주민들이 어디에 설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문화의 집의 주인은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판을 깐다. 문화를 만들고 향유하는 사람들은 주민이다. 사실 생성된 문화도 부산물이다. 가장 큰 것은 공간에 사는 사람의 안부이고, 길의 안부를 묻는 행위이다”고 말했다.

     

     모두가 중심에 서는 복합문화

     다양한 장르의 문화가 소통된다. 문학이 있고 연극, 음악, 그림, 공예, 사진, 영화가 한 곳에서 어우러진다. 공간은 항상 열려 있다. 복합문화 속에 숨쉬는 생각은 `삶과 예술의 경계 허물기’이다. 사는 일이 문화가 되면 발 딛고 있는 자리 모두가 문화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굳이 특별한 곳에서 찾을 필요 없다.

     한 동네의 가계부를 모두 모아 전시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면 어떻게 될까? 집안의 소소한 기록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 미암일기는 따져보면 유희춘의 가계부이지만 시간이 쌓여 선조실록 첫 10년의 자료가 됐다. 북구 문화의 집이 추구하는 문화의 방식이다. 내 삶을 전시의 공간으로 가져오는 것, 결국 판을 만드는 것은 가계부를 쓴 사람이다. 모든 일상에 생각이 합쳐지면 무엇이든 문화가 된다.

     공간 안에서도 복합문화는 계속된다. 풍경사진교실이 운영되고 서예강좌가 있고, 날을 잡아 테마여행도 떠난다. 서당과 일본어 교실이 운영되고, 동화를 동시를 몸으로 표현한다. 동화논술, 종이접기, 칼라믹스, 단소교실, 미술학교 등 마르지 않는 문화의 샘이다.

     북구 문화의 집 정민룡씨는 “시설을 만들어 놓고 사람을 기다리는 문화는 한계를 지닌다. 모든 관객이 구경꾼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찾아가는 문화는 그들의 땅에서 사람의 발자국이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엉킬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엔 낯설어 하지만 주민들도 금방 동화되고,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문화는 내 발자국 같은 것”
    문화 일구는 사람들
    정상철 dreams@gjdream.com btn_editor_icon.gif
    기사 게재일 :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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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민룡의 수첩. 메모가 현실의 문화가 된다.

     어떤 사람의 수첩을 편다. 생각들이 글자의 형태로 옮겨져 있다. 가만 보니 북구 문화의 집이 그동안 해왔던 문화 프로그램들이다. 다만 완전한 형태가 아니거나 개요가 거칠다. 글자 옆에는 스케치 형태의 그림이 있다. 글과 그림은 상호 조응하며 하나의 형상을 만든다. 어느 날 이 메모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 전시가 되고, 공연이 될 것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미약하다.

     생각은 다시 공유된다. 불쑥 밀고 들어온 생각이 다섯 사람을 통해 소통되는 순간 하나의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살아온 이력도 나이도 모두 다르다. 대학에서 공부한 것도 같지 않다. 그러나 북구 문화의 집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말은 하나다. “모든 사람이 문화의 생산자다.” 이 불변하는 생각 속에서 다름은 같음이 된다.

     그렇게 다섯 사람(전고필, 정민룡, 정경숙, 임선이, 김수정)은 하나다. 누구는 관광을 전공했고 농학을 했거나 인류학을 전공했다. 사회복지에 관심을 뒀던 사람도 있고, 시민단체에서 세상과 대화하기도 했다. 각자 다른 이력이 하나로 합쳐질 때 잡다하지만 다양한 문화가 튀어나온다.

     “문화는 이동한다. 관이 주도하던 문화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문화가 되고, 생산자 중심에서 공급자와 객석의 경계가 무너지는 형태로 변한다. 문화는 내가 찍어내는 내 발자국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 인위적이고 학습된 문화는 이미 문화가 아니다.” 정민룡씨의 말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다섯 사람은 본인들의 주장대로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한 리얼리스트”들이었다. 아직 꿈과 현실 안에는 거리가 있다. 그 벌어진 사이를 좁혀 일상과 문화가 만나게 하는 것,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난 휴식이나 여가로서의 문화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북구 문화의 집이 생각하는 문화의 틀 안에서 둘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생각을 담는 그릇
    북구 문화의 집 `정보자료실’
    정상철 dreams@gjdream.com btn_editor_icon.gif
    기사 게재일 :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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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프로그램들의 바탕이 되는 `정보자료실’.

    인간의 삶은 활자의 삶이다. 정보가 서로 소통되고 공유되고 다른 형태로 재생산되는 과정이 모두 활자를 통해 이루어졌다. 활자의 힘을 보여주는 곳을 꼽으라면 도서관이 있겠다. 그러나 좀 개운하지 못하다. 어딜 가나 똑같은 모습의 도서관이다. 어쩔 땐 인터넷보다 못하다. 정보에도 색깔이 필요한 시대다.

    북구 문화의 집 ‘정보자료실’은 도서관이 아니다. 공간도 협소하다. 대출도 불가다. 그러나 어떤 의미가 파생된다. 그 곳이 지금껏 만들어낸 삶의 결을 건드리는 프로젝트들이 모두 정보의 재가공을 통해 완성됐다. 일상에 생각을 잘 이어 붙이면 다른 세상이 열리고, 다른 문화가 피어난다.

    거기 3500여 권의 책이 있고, 1500개의 비디오 테이프와 1000여 개의 CD가 있다. 많은 양이 아니다. 거대 자료실에 비교하면 초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료들 안에 다른 생각이 있다. 책은 모두 문화의 바탕이 되는 내용들이다. 장르 예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 하고 있는 일과 부합되는 책, 같이 정보를 공유하며 같이 축제를 치러내는 데 적합하다.

    문화 일반, 문화 교양, 역사, 철학, 미술사, 여행 안내서, 문학과 생태 그리고 민속학. 시대의 흐름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삶을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정보의 책들을 모았다. 와서 보고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의견을 나눈다.

    영화들도 다르지 않다. 북구 문화의 집에는 자료실에 있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곧바로 볼 수 있는 감상실이 마련돼 있다. 영화의 선택은 그 해 주목 받았거나 생각을 건드려주는 주제 안에서 선택된다. 모든 문화는 다른 생각 속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전고필 상임위원은 “도서관과 자료실도 그 공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특화하는 게 중요하다. 모두가 똑같은 얼굴이라면 방대한 정보 안에서 자기 중심을 잡지 못한다. 아직 보완할 게 많지만 북구 문화의 집의 자료실은 우리가 하고 있는 문화 프로그램들의 반영이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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