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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삶과예술배움청-바퀴달린학교 : 여행인문학 선생님'인터뷰 소개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14.07.04
    • 조회수1,102
  •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www.gjarte.co.kr)센터 소식에 2013년 여행인문학 선생님으로 활동했던

    양지애샘과 최진우샘 인터뷰가 실렸네요.

    사진5

    [통통通通 인터뷰] 토요일의 선생님, 문화예술교육 강사가 된다는 것

    2014년 6월 30일 ? 통신원소식


    토요일의 선생님, 문화예술교육 강사가 된다는 것

    여행인문학 에필로그 ? 2013창의예술학교‘바퀴달린 학교’

     

    사진이란 묘한 것이어서 동일한 피사체를 찍어도 똑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피사체가 사람일 때는 심지어 사진에 있을 리 없는 온도 같은 것이 느껴진다. 찰나에 온기를 담는 장치가 이 두 사람의 카메라에는 있나보다.

    최진우(전시 컨설팅, 31세)와 양지애(편집 디자이너, 30세)는 동신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2013창의예술학교 ‘바퀴달린 학교’ 프로그램 <여행인문학>반의 담임과 부담임을 맡아 기획하고 운영했다. 두 사람이 “토요일의 선생님”으로 초등학생들과 함께 길 위에서 부대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커피에 쏟아진 취중진담 중에서 몇 가지를 적어본다.

     사진1

      

    ※ 여행인문학, 원효사에서

     


    어떻게 <여행인문학>의 담임, 부담임이 되었나?

    양지애. 2012년에는 최명진 담임선생님과 함께 시작했는데 그때는 여행인문학의 부담임이었다가 2013년에 담임 맡으실 분이 없어(웃음) 하게 되었다. 여행이라서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운전도 해야 하고, 2시간 동안 광주 전남에서 갈만한 곳을 매주 찾아야 하는데, 믿음직한 파트너가 필요했고,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 진우 선배에게 부탁했다.

    최진우. 지애가 부담임 할 때부터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선배인데 부담임 역할이라서 지애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보다는 내가 아이들하고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고민이 더 컸다. 그래도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서 시작했고, <여행인문학>이라는 이름에 기대도 됐었다.

    양지애. 수업 시작하는 말은 제가 하고, 사진 촬영을 선배가 하기로 했지만, 일은 거의 같이 했다. 일부러 주강사 보조강사 구분을 두지 않으려고 해서 아이들은 그냥 ‘남자쌤’, ‘여자쌤’으로 알았다. 보조역할인 줄 알면 아이들이 함부로 대하기도 하니까… 수업 계획을 짜고, 끝나면 피드백 하는 것도 같이 했다.

     

    이전에 같이 했던 일은 어떤 것이었나?

    최진우. 성격이 완전히 반대되는 일이었기는 했는데, 사진과 교수님 한 분과 졸업생 몇 명이 모여서 2012년에 나주에서 프로그램을 했다. 1, 2학기 두 번이었는데 ‘마실가는 아트버스’라고, 15차시 정도였다.

    양지애. 나주에서도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다니는 정말 외진 곳에 있는 학교였고, 한 학교에 학생들도 스무 명도 안됐다. 교육청의 도움을 받고, 나주 외곽지역 초등학생들의 신청을 받아서 첫 학기에는 사진 가르쳐 주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최진우. 사진 전공 수업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암실에서 현상하는 것도 해보고, 포토그램이나 청사진처럼, 사진인데 접하기 힘든 작업들을 아이들이랑 같이 했다.

     

    그 때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전해준다면..

    최진우. 사진을 재미없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암실에서 약품 다루는 거라서 좀 민감했다. 그래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금방 할 수 있는 것들로 과정을 단순화했고, 네 명이 과정을 나눠서 릴레이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양지애. 어려운 부분은 저희가 직접 하고, 더 쉽고 재밌는 것은 아이들이 하게 했다.

    최진우. (프로그램 기획할 때) 제일 많이 고민한 것은 아이들한테 맞추는 거였다. ‘청사진’ 같은 것도 흔하지 않아서 재밌는 방식인데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약품 냄새가 독하고, 암실에서 작업할 때 주의를 줘서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들한테는 힘들어 했던 것 같다.

    양지애. 기획하신 교수님의 스타일과 <여행인문학>은 완전히 반대된다. 그 때는 정석대로, 사진의 과정이나 지식을 알려주려고 했다면 <여행인문학>은 변칙에 가깝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고, 아이들에게 맞추는 편이다. 그 중간 지점이 딱 좋은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2학기에는 아이들을 광주로 데리고 나와서 문화시설이나 체험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사진2

     

     ※ 여행인문학 부담임 선생님 최진우. 아이들을 좋아하는 청년

     

    그들에게 매력적인 사진을 초등학생들의 언어로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처음 프로그램에 신청한 70명 가까운 아이들 중 나중에는 스무 명 남짓 남았다고 웃으며 전한다. 문화예술교육이 담아낼 수 있는 영역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형식이 자유로운 대신에 대신 참여자들의 환경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섬세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그때의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 ‘그때의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진3

     
    ※ 여행인문학 담임선생님 양지애. 자유로운 여행의 안내자 

     


    그러면 <여행인문학>의 1년은 어디에 초점을 맞췄나?

    양지애. 2012년 여행인문학은 아주 자유로웠다. 일부러 여행목적지를 부모님한테만 알려드렸고 당일에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도록 기다렸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계속 물어봤다. ‘어디가요?’, ‘왜 가요?’, ‘뭐해요?’… 저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신기할 정도로 의도대로, 아이들끼리 알아서 잘 했다. 2학기에는 어딜 가면 아이들끼리 놀이를 만들고 규칙이, 역할이 생겼다.

    2013년에는 “느릿하게”, “여유롭게”, “소소하게” 구성했다. 꼭 정해진 레시피 대로 가지 않기, 문화예술교육이니까 더욱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진우. 통제받지 않고 자유로운 여행을 구상했다. 여행과정에서 위험한 요소들만 우리가 손대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알아서 했으면 싶었다. 그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진짜 인문학적인 여행이 되기를 바랐고 선생님 역할보다도, 아이들이랑 같이 그냥 노는 ‘아저씨’처럼 다가갔다.(조금 늦게 합류한 탓에 아이들은 최진우 선생님을 ‘아저씨’로 불렀단다)

     

    시스템을 갖춘 문화예술교육의 현실은 협업이다. 주관단체와 강사, 지원기관 등이 만나 합의에 이르기까지 고통스럽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고민한다. 좋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참여자들에게 실험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공공적이면서도 특수한 성격 때문에도 그렇다. 두 사람도 서로 다른 경험과 입장을 갖고 있는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는 데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모두 같은 생각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사진4

     

    ※ 여행이니까 어디라도 자리 잡고 쉴 수 있었다.


     

    1년을 돌아봤을 때, 어떻게 됐는지 평가해본다면?

    양지애. 반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여행의 타는 재미’라는 컨셉의 수업이 있었다. 목적지에서만 뭘 얻는 게 아니라, 무엇을 타고 이동하는지도 재밌고,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걷기, 버스, 기차, 자전거, 그리고 택시도 탔다. 정읍역까지 갈 때는 일반 기차를 타고 올 때는 KTX를 탔는데 사실 이동하면 기차 안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알아서 느끼는 순간이 온다. 의도대로 될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수업에 대해서 한 줄씩 느낌을 써서 받았는데 몇 명은 기차를 타면서 기분이 이상했다고 표현하더라. 이동하는 시간들, 탈 것에 몸을 맡기고 그냥 생각에 맡기는 것들이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아이들은 저절로 큰다.

    최진우. 아이들이랑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졌다. 아이들과 거리감 없이, 벽 없이 다가가려고 많이 노력했었다. 처음에는 아저씨였고, 사실 모든 아이들이 다 좋았던 건 아니다(웃음)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서 팔에 매달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먼저 와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그랬다. ‘놀아줘요’, ‘같이 가요’하더니 어느 날에는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손을 딱 잡았다.

    아이들하고 있는 시간, 여행하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 아이들이 따르지 않으면 하기 싫겠거니 했고, 그러다가 갑자기 따라오기도 하니까 수업보다도 먼저 가까워지고 싶고, 친해지고 싶었다.

     

    문화예술교육 강사로,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최진우. 처음에는 나는 자격미달인데 할 수 있을까 겁이 났었다. 내가 아이들한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냥 좀 더 아이들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어른이 되게 노력했다. 어려운 것들은 도와주면서 같이 하고, 그래도 대부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는 지금도 자신이 자격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상적인 자격에 도달하는 것은 세상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들은 부족하니까..)

    양지애. 담임선생님 제의를 받았을 때 가장 고민한 것이 나 역시 고민도 많고 흔들리는 사람인데 잘 할 수 있을까, 아이들한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자격에 맞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보다 좀 더 먼저 걸어간 선배인 것 같다.

     

    사진5

     

     ※ 우리는 길 위를 걷는 여행자다. 선생님은 단지 조금 앞서 갈 뿐 

     

    몇 번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킨다는 건, 처음부터 아이들을 의심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후일담을 들어보니, 아이들 속에는 처음부터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걸 믿고, 또 자신을 믿고 마중물을 채워주는 것이 “토요일의 선생님”의 역할이었고 그것이 맑은 사진을 찍는 비법인가보다.

     

    [인터뷰 개요]

    일 시 : 2014. 6. 24(화) 저녁 8시~10시 반

    장 소 : 광주 동명동 카페 스토아

    인터뷰어 : 제5기 통신원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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