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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 카페 <하루> 첫번째 강의 "시와 삶"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11.06.01
    • 조회수2,088
  •  

    2011 인문학 카페 '하루'

     

     - 첫번째 하루 : 시에서 엿보는 삶의 미학

     

    2011년 5월 26일(목) 저녁 7시 자원봉사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인문학 카페 생소하지만 몬가 통하는 강좌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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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구자원봉사센터와 북구문화의집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차와 음료, 그리고 소박하지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김밥,  채식버거, 찰토마토를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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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시간에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발길을 이쪽으로 끌어당기게 되었을까? 인문학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하고 왜 공부해야 하는가? 여섯번의 강좌를 통해서 그 해답을 같이 찾아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열심히 열심히 나누고 있습니다.

    첫번째 하루의 사회를 맡은 북구자원봉사센터 조은량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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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서 엿보는 삶의 미학' 강회진 시인님과 나눕니다.

    사람들은 왜 미적 경험을 추구하는가? 사람은 왜 이런 특별한 즐거움을 찾는 것일까?

    오늘의 인문학 주제 입니다.  문학은 삶의  재현이고 어떤 식으로든 삶이 들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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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을 사랑한 어리석음

     

    시인은 말합니다. 만국 공통의 화제는 딱 두개가 있다. 하나는 아픔, 또 다른 하나는 사랑. 그런데 이 두 단어는 동의어 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기다림, 설레임, 오고감, 떨림, 주고받음, 가쁘게 벌개진 숨소리, '족하오'는 포기를 지칭하지 않는다. 기다림만으로도 충일해지는 사랑에 대하여, 우련한 즐거움에 대하여 시인은 봄의 연락에 빗대어 노래한다. 그러나 기다림의 끝이 쓸쓸함 또한 잘 알고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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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또 말한다.

    왜 시인들은 실패한 사랑, 아니면 슬픈 사랑, 아니면 비극적인 사랑만 노래할까? 이상하게도 행복한 사랑, 완성된 사랑(그런말이 있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으로는 시가되지 않는 것일까?

    이루어증, 그런 어떤 시적 요소가 지속적으로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여 불러일으키는 그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회환...

     

    이런 시인의 말에 자신의 옛 사랑을 돌아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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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추억. 이라는 특징

     

    아쉬움이 있어야 추억이 있고, 안타까움이 있어야 추억이 있고, 죄책감도 있어야 추억이 있는 법, 더구나 신은 인간에게 기억의 이면에 '망각'이라는 아주 거대한 능력을 주셨으니.. 그러나 추억의 특징은 뭔가 큰 것만이 되는 것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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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회진 시인 4남매 중 막내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님과 오빠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도 부족할 판에 먼길 떠나신 부모님은 전화로 막내딸의 안부보다는 소밥이 걱정스러웠단다. 시인도 울고 소도 울던 날이 지나가고 시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의 전화와 마찬가지로 시인도 앵두가 익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일상적 추억을 시의 운율로 내세우는 카페에 왔던 손님들도 공감하는 결국 문학도 우리 생활 깊숙한 곳에서 자리잡고 있었는데 우리만 몰랐던, 또는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런 추억이기도 한가보다...

     

     

    3. 견딤

     

    견딘다는 것은 말 그 자체에 피동성이 있어서 상황을 이어간다는 소극적인 의미도 있지만, 전투적인 현대인의 삶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버팀도 주체적인 견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견딘다는 것은 적막이 소란을 이기는 것과 같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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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딤에 대한 시인의 길찾기 '이대로 멈추면 여긴 딱 맞는 관짝인 것'이 정말 인생일까. 왜 인생은 '의지로 터널을 뚫'고 '덧난 상처가 다시 가려워지는 쪽이 길이라고 믿'어야 하는 걸까. '앞도 뒤도 없고 후퇴도 전진도 없'는 생이라면서 '조금만 더 가면 끝이 나올까/무너진 길의 처음을 다시 만나기라도 할까'라며 억지 믿음이라도 가져야 하는 걸까. 왜 '죽어라 살기 위해'살아야 할까.

     

     

    4. 성찰 혹은 소통, 소통부재

     

    존재의 이면에 대한 곡진한 시선, 대상에 대한 사랑과 외경은 사유의 심원한 깊이에서 비롯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사물과 소통하게 된다.

     

    오늘의 참가자(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팀장)는 여러 주제의 시를 우리에게 읊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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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소통에 대한 시인의 생각

     

     살아 계실 때 엄마는 이따금 전화하셔서는

     - 나야...

      하시곤 한참 뜸들이다가 이 쪽에서 별 말이 없으면

     - 바쁘... 구나... 밥... 먹... 니?

     물으셨다 띄엄띄엄,

     낮게,

     무슨 큰 실례라도 한 사람처럼......

     - 무슨 일예요?

      (왜 나는 그 때 그렇게 퉁명스러웠을까?)

      - 아냐......, 그냥...

      싱겁게,

      그저 밥 애기만 얼버무리다가 끊은 그 전화......

      오늘, 내가 한다. 태평양 건너 딸에게

     - 나야... 밥...... 먹었니... 밥 잘 챙겨......

      밥... 밥... 밥...

      하다가 그만 목이 메여

      가만히 있는데 딸애는

     - 어! 어! 어!

     - 엄마, 나 지금 바빠, 나중에......

      일방적으로 전화... 끊긴다. 전화선같이 가느다란 것이

      태평양의 이쪽 저쪽을 붙잡고 위태롭게 흔들리다

      툭, 끊어진다.

      나, 문득 '밥'의 ㅂ속에 오도마니 같혀

      창밖을 본다

     

    _ 이경림, 「나야......」부분, 『내일을여는작가』

     모두들 박경희 팀장의 낭랑한 목소리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나 어렸을적 엄마 전화를 받았을 때를 상상해본다.

    엄마의 밥먹어라, 밥먹었니, 밥챙겨라,  끼니 거르지 말아라, 놓치지 말아라.. 다양한 말들로 엄마는 말씀하신다..

    딸들은 아들들은 그말을 그냥 단순히 밥 먹어야 한다는걸 말하는게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또 그냥 그렇게 그 시간을 보내고 엄마랑 이야기 할 때 쯤... 엄마는 우리 곁에 없을지도 모르는데...

     

    시인의 퉁명스러운 앵두 익었는가?를 물어보는 것처럼

    이제 시인은 "밥은?" 인사가 정다웁단다. 만나는 사람하고 "밥 한끼 같이 합시다!!"하는 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도 좋고 정다워 좋단다.

     

    오늘의 문학!!

    오늘 첫번째 하루에 오신 분들도 그 느낌을 나눈다..

    문학이 무엇일까? 내 삶에서 문학의 의미는 무엇일까?

    '시' 어려운 말과 운율이 있어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시에는 이렇게 삶의 희노애락을 직접적으로 표현해도 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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