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본문

아카이브

북구문화의집

아카이브

  • “프로젝트를 하고 나면 무엇이 바뀌나요?”

    • 작성자북구문화의집
    • 등록일08.07.11
    • 조회수4,784


  • 글: 김유정(신안동 골목대학 책임코디네이터)

    6월26일 제4차 강의는 전남대 정문의 청년글방을 무대로 광주드림의 정상철기자의 공개특강이 열렸다. 약2시간동의 강의를 듣고 수강생들이나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참가하는 ‘신안동 인문학’프로그램이 문화기획의 흐름에서나, 내제된 의미성에서나 대단히 유의미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누군가가 강의자에게 신안동에서 활동을 하고 나면 어떤 변화가 생기고 어떤 의미가 생기는지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가 옛날 전대정문에 얽힌 재미있는 추억을 풀어내기 시작하면 어느새 너도나도 자신의 학창시절이나 정문에 얽힌 추억이 풀어내다 보면 순식간에 산처럼 쌓인다. 깊은 의미가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왜 누군가의 추억이 내 경험처럼 가슴한 쪽에 남는지...... 어쩌다 일없이 전남대 정문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동네사람들과 말을 섞는 사이가 되고, ‘골목, 오래 산 사람들의 지혜, 일상, 주택, 대학 정문, 서점, 싼 술집 등등’과 같은 몇 가지 이미지가 연결하고 이를 ‘인문학’으로 정의한다.
     
    [img|_TGN0032.JPG|740|지난6월24일에 열린 광주드림 정상철기자의 <신안동 인문학 공개강좌>|0|1]

    ‘신안동의 인문학’은 ‘전남대학교의 인문학’과는 다르며, 개인들에게 시민으로서의 가치를 깨닫게 하려던 ‘소크라테스의 인문학’이 아니다. 신안동 인문학의 교재는 ‘일상의 삶’이다. 어느 날은 유행가 가사가 고단한 삶을 위안해 주는 일도 있듯이, 신안동의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좋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무료하기도 하고 꾸준한 삶 속에 파고들어 살아가는 지혜와 동력을 체화시켜 보자는 것이다.

    아무튼 ‘사람들’과 ‘일상의 순간의 성찰’을 문화기획으로 구현하자는 제안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추억과 일상이 축적된 신안동과 동네 사람들에게 등신대의 눈높이로 접근해 들여다보자는 활동을 지지하며 신안동에서 문화기획으로 '인문학‘을 구현하는 자신의 행위가 유의미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례로 신안동 골목대학의 대표강사는 무슨무슨 교수님이나 전문가가 아니라 전통의 잔치 국수의 맛과 양을 자랑하는 ’미리내 분식‘ 할머니와 손님들이다. 도대체 그들 사이에 무엇이 있길래, 할머니는 전업을 말리는 손님 말을 명쾌하게 수긍을 하고 아직도 혼자서 국수장사를 하시는지, 손님들은 왜 선배를 따라 드나들던 국수가게에 첫 월급을 탔다고 오고 어느새 딸아이까지 대동하고 오는지, 맛잇다고 소문난 잔치국수를 만드는 법을 배우는 김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고 할 수 있으면 미리내 할머니와 그런 관계가 되어보기도 하면서 표현해 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안동 인문학의 구현은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성장을 해나가자는  삶에 대한 긍정으로 똘똘 뭉친 매력적인 제안이다. 게다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같이 거대한 조성사업과 비교하면 가치는 더 상승한다. ‘신안동 골목대학’ 공개강좌의 첫 번째 강사였던 광주드림 정상철 기자는 전체 사업비 5조 3000억원이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에 집중되어 있으며, ‘인문학’이나 ‘문화’를 구현하는 작업이나 행사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imgleft|_TGN0030.JPG|300|지난6월24일에 열린 광주드림 정상철기자의 <신안동 인문학 공개강좌>|30|1]
    문화를 기획할 수 있다는 명제가 옳은 것이라고 한다면 강력한 자기 신념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댓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하고 문화적이고 유의미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신념의 다음 단계는 결코 녹녹치 않는 자기모순이 기다리고 있다. ‘유의미’하고 ‘할 만한 가치가 있는’-유동적이고 다면적인 삶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기획하는 - 고난위도의 프로그램을 구현할수록 프로그램 속의 자신의 활약과 그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즉, 자신이 신안동 사람들을 만난 결과로 신안동에 가시적인 변화가 발생하기를 바라며 그것으로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과 프로그램의 성과를 삼는다. 하지만 타인의 삶에 교섭해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중함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교훈은 지나간 공공미술이나 공간을 기반으로 한 문화기획들의 현재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일수록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고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노력과 활동내용을 확인하려는 욕구와 각종 문화기획프로그램이 삶의 공간에 물리적인 변화를 남기는 것에 대한 경계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은 '삶'이 ‘교육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으로 연결된다.
    이 의문에 논리를 세워 이해하자면 우리는 다시 학교로 들어가야 엄청난 책들을 읽고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지도 모르지만 신안동 인문학은 체험의 진정성이 논리를 압도한다.

    수강생이 신안동을 돌아다니고 미리내 할머니와 통닭집 사장님을 만나고 삶의 지혜를 캐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과 프로그램에 대해 유연해진다. 수강생의 변화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순들의 중화시키며 새로운 가치를 발생시킨다. 신안동에서 배운 것이 수강생 내부에서 실현되며 생기는 변화가 프로그램의 내적 모순 - 사람의 삶에 대한 존중과 노력한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체계로 조화되면 주목받지 못한 다른 가치가 교육으로 구현된다. 수강생의 체험이 진정성을 획득하고 말과 논리를 압도하면서 신안동의 인문학이 모습을 들러낸다.

    [imgright|TGT_0251.jpg|300|신안동골목 공간읽기 <우수관>|30|1]

    신안동 인문학은 꾸부정한 어깨를 하고 건들거리는 웃음을 짓는 골목의 착한 백수청년같은 프로그램이다. 위화감 없는 차림새를 하고 골목의 할아버지, 아주머니, 초등학생, 심지어는 지나가는 길고양이와 까지도 안면을 트고 말을 섞는 사이에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줄 아는 기술을 습득한 착한 백수청년이 어느 날 자신의 경험과 감수성을 표현해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할지? 9월에 2탄을 시작하는 착한 백수청년처럼 신안동 골목을 누비며 이것저것 둘러볼 것이다.

     

     

     

    참조) 삶속의 인문학 “신안동 청년글방길 골목대학”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공간에 대한 예의를 지킨다는 것은 그 안을 좀더 면밀히 들여다 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드러냄은 신안동 청년글방길 골목대학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신안동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신안동의 역사와 삶의 질척거림을 함께 느끼고 배워가는 과정으로서의 골목대학이다.


    ○ 교육장르 : 통합문화예술교육
    ○ 교육기간 : 2008년 9월 ~ 12월
    ○ 교육장소 : 신안동 청년글방길, 청년글방길 만남의 광장, 청년글방,

                농헌경로당, 다래원, 미리내 분식, 용봉수퍼 등 신안동 일대
    ○ 교육인원 : 20명  (20세이상 남녀 누구나)
    ○ 교육방식 : 3개의 모둠을 중심으로 한 워크숍 방식

    교육 주제

    개똥철학

    상가연대기

    공간에말걸기

    1

    개똥철학 인터뷰 1

     _할머니, 할아버지 개똥철학을 위한 여러 영역별 질문

    미리내 분식 할머니의 상추튀김 요리 특강

    “튀김과 상추가 만났을 때” 및 실습

    신안동 골목 공간 만들기 (1)

    - 변해가는 신안동의 모습을 기억속에서 꺼내어 본다.

    2

    개똥철학 인터뷰 2

     _할머니, 할아버지 개똥철학을 위한 여러 영역별 질문

    신안동 자취방 요리 실습

    신안동 골목 공간 만들기 (2)

    - 변해가는 신안동의 모습을 기억속에서 꺼내어 본다.

    3

    개똥철학 어록 만들기,

    어록 부착

    현대목공소 할아버지의 평상 만들기 워크숍 

    <막걸리 간담회> “신안동 골목의 밤과 낮, 그리고 에피소드”

    4

    러브레터 수집을 위한 골목집 연결루트 파악

    현대목공소 할아버지의 평상 만들기 워크숍 

    전대정문 지하찻집 <다래원> 주인이 들려주는 낙서로보는 대학문화사

    5

    러브레터 수집활동 및 사연 인터뷰 영상작업

    현대목공소 할아버지의 평상 만들기 워크숍 

    <공간에 말걸기 답사 1> “골목공간에 말풍선을 달다”

    6

    러브레터 수집활동 및 사연 인터뷰 영상작업

    <살림살이 박물관> 워크숍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공간에 말걸기 답사 2> “골목공간에 말풍선을 달다”

    7

    신안동 골목축제 준비

    8

    신안동 골목축제

    9

    기념사진 수집 활동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인물지리 만들기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시간줄기 찾기

    10

    기념사진 수집 활동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인물지리 만들기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시간줄기 찾기

    11

    기념사진 분류 및 포토스토리 만들기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인물지리 만들기

    신안동 골목사람들의 시간줄기 찾기

    12

    공개토론회_신안동 골목공동체와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역할


    ○ 골목선생님(현지 지역주민 강사)

    -전라도닷컴 :
    사람, 자연, 문화를 모토로 하는 지역의 문화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월간지(on-line, off-line)로 풍부한 전라도에 대한 기사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용봉수퍼 :
    70~80년대 전대정문에 위치한 수퍼로서 이른바 386시대를 두루 거치면서 신안동과 대학의 산 증인으로 신안동 골목길의 역사를 들려주신다.

    -미리내분식할머니
    :
    3평 남짓한 분식집으로 상추튀김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자리를 지키면서 학생들을 아들처럼, 손주처럼 대해 주시는 할머니가 40년동안 지켜온 보금자리에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요리실습을 직접 해주신다.

    -다래원 주인
    :
    과거 대학가의 지하에 있는 전통찻집으로 낙서와 방명록에 대학생들의 시대와 일상에 대한 번뇌, 즐거움, 희망이 기록되어 있어 그 자체로 신안동의 역사를 말해준다. 

    -현대목공소 할아버지
    :
    신안동의 터줏대감으로 지역주민의 생활가구를 비롯하여 나무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평상만들기를 통해서 할아버지의 인생철학과 목공 노하우를 배운다.


    ■ 문 의 처 : 북구문화의집(062-268-1420, 269-14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