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문화의집
2018 문흥동네 초딩수공업_셋째 날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 자신들의 쌈짓돈으로는 시중의 장난감을 사기 힘들다. 엄마 혹은 아빠에게 사달라고 한다. 엄마 혹은 아빠는 이마트에 진열된 장난감을 고르고 돈을 지불한다. 아니면 인터넷으로 장난감을 주문하고 돈을 지불한다.
아이들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에 기반 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 자신들의 쌈짓돈으로는 시중의 장난감을 사기 힘들다. 그래서 직접 만든다. 물론 아이들 혼자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초딩수공업’에서 목수선생님과 같이 만든다. 그리고 같이 만든 장난감으로 공장 동료들과 함께 논다.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시중의 장난감은 보통 유행을 따른다. 시장경제, 판매이익, 마케팅과 같은 것들에 탁월하게 걸쳐있다. 그러기에 유행이 지나 아이들에게 싫증이 나면 금방 가치를 잃기 쉽다.
장난감은 장난감이기에 쉽게 고장 나고 부서지기 마련이다. 시중의 장난감은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신박한 잔재주들만큼 한번 고장 나면 고치기 힘들다. 혹은 고치는 비용이 새로 사는 것보다 더 든다. 장난감은 어쩌면 아이들 세상 속 가장 굵직한 물건일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치고는 너무나도 소비적이다.
어마어마하게 엉성하다! |
초딩수공업은‘어떻게 만들까’라는 상상부터 아이들 각자의 몫이다.
어떠한 것을 구성하고, 그에 따른 재료를 준비하고, 순서를 정하고, 그에 따라 단계적으로 만들어간다. 말이 쉽지 아이들에게는 되게 익숙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은 목수선생님이 살짝 던져주고, 조금 잡아주면 어느새 금방 따라와 있다.
나는 본드를 바를테니 너는 곱게 펴봐봐 |
‘어떻게 만들까’라는 상상부터 ‘드디어 완성’까지의 과정에서 아이들 각자의 꼼꼼한 품이 들고, 자기가 상상한 이미지는 점점 실재가 된다. 이렇기에 초딩수공업의 장난감은 유행과는 거리가 멀다.
초딩수공업의 생산물은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만큼 엄청 엉성하다. 그런데 그래서 변형하기 쉽다. 성능이 부족하면 붙였다가 떼어내고, 못생겨지면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린다. 자기가 직접 만들었기에 망가져도 쉽게 고칠 수 있다.
멀쩡한 테이블 한번 부숴보자 |
단순히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라는 아이들의 원초적인 욕구. 이 욕구는 아이들로 하여금 지금의 여러 가지 물음표와 어쩌면 나중의 귀중한 느낌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이들이 그냥 장난감을 가지고 싶어 하고, 그냥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들의 장난감과 함께 시장경제, 판매이익, 마케팅과 같은 보이지 않는 개념들 속에 묻혀있다. ‘초딩수공업’은 이러한 당연한 것들에 물음표를 던져본다. 장난감의 소비적 패턴의 부정성을 설파하지는 않지만, 자연의 재료가 가공되고 마침내 물건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과한다.
아이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과한 장난감을 손에 쥔다. 아이들은 이제 이 장난감 혹은 어떠한 물건의 또 다른 과정과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구성 북구문화의집_김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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