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문화의집
2018 문흥동네 초딩수공업_둘째 날
? 체험 수업? 경험을 가르치는 시간? 경험을 가르친다고? 경험을 하게끔 유도? 매개?
X 체험 수업을 위한 체험 (전시 형 체험들)
X 체험 수업을 위한 재료 (싸고 편리한 공산품 키트) 그리고 그것을 이어붙이는 것
? 체험 수업을 위한 체험 강사들의 전문성? 그들의 역할?
내(현재나이 29세) 초딩시절 언제부턴가 ‘체험 수업’이 등장했다. 언어만을 통해, 선생님에서 학생 단방향으로 전달되는 일차원적인 교육의 맹점이 조금씩 드러났던 시기였던 것 같다. 급하고 날조된 전시 형‘체험 수업’들을 억지로 받았던 기억들이 있다. 정말 말 그대로 ‘한번 해보는 것들 이었다.’
그리고 20년 정도가 지난 이 시점에 내가 그 ‘체험 수업’ 비슷한 것을 진행하고 있다. 위의 물음표에는 답을 찾으려하고, 부정적인 것들은 타파하려 하고 있다.
‘수업’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쳐 줌. 또는 그런 일.
‘경험’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초딩수공업은 한번 해보는 체험이 아니다. 수업은 더더욱 아니고 나도 강사가 아니다.
실전 공업이다. 초딩수공업이라는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다. 다만 기계가 아닌 손으로 생산하고, 공장인부가 초딩이며, 생산물을 팔아 돈을 벌지 않고 직접 쓴다.
거기에 나의 역할은 수공업자다.
체험수업을 해야 하기에 체험거리를 찾고, 그것을 체험을 통해 습득하고 이것을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하는 강사가 아니고 그냥 수공업자다.
수공업 혹은 어떠한 것을 체험한 사람이 만든 체험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통과하며 체험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수공업자와 붙어서 같이 수공업을 한다.
멋데로 한번 그려봐라 그대로 만들어보자 |
실제와 체험이 분리되면 분리될수록 경험은커녕 체험이라는 의미가 없어진다.
실제 안에 있어야 체험이라는 의미가 성립되고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빡세게 하지 않아도 되....... |
초딩수공업은 목공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탁구채를 만드는 데에는 복잡하거나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톱질, 망치질, 사포질을 하고는 본드를 꼼꼼히 바르고 붙이면 된다. 아이들은 어쩌면 나중에 이 간단한 과정조차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누군가 혹은 선생님이 톱을 잡는 법과 같은 지식을 전달한다.
하지만 톱이 길에 제대로 들어 톱밥이 죽죽 나오며 삭삭 썰리는 손맛. 망치를 가볍게 쥐고 못이 꺾이지 않게 턱턱 박는 감각. 이러한 경험은 누군가가 혹은 수업으로 전달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체득한 경험은 몸에 새겨진다. 다시 이렇게 몸에 새겨진 감각은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순간 번뜩 깨어나 앞으로의 창의를 매개 할 것이다.
글, 구성 북구문화의집_김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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